지난 시간까지 시장가치비교법(Market Approach)과 자산가치접근법(Asset-based Approach)을 알아보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익가치접근법(또는 소득접근법)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수익가치접근법이라고 하면 몇 가지 키워드가 있다. 화폐의 시간가치,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 자본비용(WACC,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개념들은 사실 어려운 개념은 아니지만,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는 개념이고 회계적인 용어가 아니라 재무관리의 용어이므로 생소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재무회계와 재무관리의 차이점이다. 재무회계는 발생주의와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에 기반한 일종의 약속이다. 예를 들어, 매출의 인식은 재화나 용역이 인도/인수되는 순간 발생하며, 이는 현금의 수취와는 상관 없이 회계적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재무관리는 현금주의의 세계이다. 발생주의 회계의 관점이 아니라, 현금흐름이 발생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화폐의 시간가치, DCF, FCF는 모두 현금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모든 개념은 현금이 inflow인지 outflow인지를 검토한다.
화폐의 시간가치(Time value of money)는 화폐는 시간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3년에 등장한 라면은 10원이었다. 현재는 인터넷에서 라면은 4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1963년에 라면 한봉지가 10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400원으로 실물은 동일하나 가치가 달라진 것이다. 이렇듯, 물가상승에 따라 현금의 가치는 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현금의 가치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대한민국1호]국민 배고픔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삼양라면'
배고팠던 1960년대 한류를 주도하는 한류식품으로 성장한 라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라면은 한국전쟁 이후 식량부족에 허덕이던 60년대 한그릇에 5원하던 '꿀꿀이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던 국민들의 구호식품이자 고마운 선물이었다. 우리나라에 라면이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삼양식품이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도입하며 한국 라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선구자는 전중윤 고(故) 삼양식품 명예회장이다. 전 고 명예회장은 국민들이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서있는 광경을 보고 무엇보다 식량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전 회장은 과거 일본을 방문했을 때 라면을 시식했던 기억을 더듬어 라면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 관련 부처를 설득해 어렵게 5만불을 배당받아 일본의 묘조(明星)식품과 접촉했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묘조식품은 기계 도입은 흔쾌히 도와줬으나 라면 맛을 내는 노하우는 전수하기를 꺼렸던 것이다. 전 고 명예회장은 낙담하지 않고 한 달간 묘조식품 현지공장에 머물며 현장실습을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알아내지 못한 건 라면 수프 배합비율이었다. 실급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묘조식품 사장이 전 고 명예회장의 정성에 감명을 받아 직접 배합비율 등 노하우를 가르쳐줬다.
이렇게 해서 1963년 9월15일 전 고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선보였다. 당시 가격은 100g, 10원이었다.
오늘의 1원은 가치는 1년 후의 1원의 가치와 다르다. 화폐의 시간가치란 오늘의 1원의 화폐가치는 물가상승, 투자기회 등으로 인해 내일의 1원의 가치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의 일정금액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현재의 금액을 현재가치(Present Value)라고 하며, 현재가치를 구하는 과정을 할인(discount)한다고 하고 이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할인율(discount rate)이라고 한다. 현재가치와 할인율의 공식은 다음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주요 산식은 다음과 같다.
현재가치는 미래가치(FV)를 할인율(r)로 할인한 가치를 의미한다. 재무관리에서는 분자인 미래가치를 미래의 현금흐름(Cash Flow)으로 지칭하며, 현금흐름할인법(DCF)에서는 미래의 CF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으로 전환해서 산출한다. 이자율이자 할인율 r은 기대수익률이자 필수수익률, 최저요구수익률이라고 부르며, 이를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의 자본비용 관점에서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라고 부른다.
결국, 수익가치접근법은 화폐의 시간가치 개념과 재무관리 개념을 바탕으로 산출되며, 가장 대표적인 개념인 DCF에서는 FCF의 추정과 적절한 WACC를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수익가치접근법에서 가장 중요한 DCF를 알아보기 위해 자본구조, FCF, WACC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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