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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이야기

신사업 도전, 핵심사업에서부터 시작하라

by 채린채준아빠 2016.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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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2009년 중 전체 761개 상장사 중에서 130개사가 신규 목적사업을 추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의 전체 1,702개 상장사 중 143개사가 신규 목적사업을 추가한 것에 비교해봤을 때, 국내 기업들의 신사업 추진이 훨씬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신규 목적사업을 정관이나 공시했다는 것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이 아니라 비관련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 


참고로 신사업 기획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필자의 다른 글을 참고하도록 한다.

http://aliahn.tistory.com/22





1.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


기업의 매출이 정체되고 기존 고객이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경영진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성장 옵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기업의 성장 history와 핵심 역량을 감안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자는 결정을 할 수 있고, 좀더 나아가서 전혀 새로운 신규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Booz & Company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전세계 65개 산업에서 6,138개 기업의 주주 수익률(shareholder return)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상위 25% 안에 있는 회사의 TSR(total shareholder return)은 17% 이상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 편차가 있지만, 산업 내에서 top-tier에 있는 기업들만 높은 수익률을 얻고 있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노란색은 평균 TSR인데, 놀랍게도 각 산업별로 비슷한 수준이다. 보라색은 TSR의 편차인데, 이는 어떤 산업은 차이가 없지만 어떤 산업은 차이가 크다. 



'자본론'에서 설명하는 자본주의는 이런 평균의 법칙(the law of averages)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새로운 기술개발을 해서 남들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다른 player가 계속 fast follow를 해서 전체 시장참여자의 매출과 수익을 평균으로 수렴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만만한 사업은 없고, 산업 내에서 top 1~2 정도만 높은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사업에 진출한다고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으며, 특히 비관련 다각화는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2. 신규사업 진출 동기


산업조직론의 관점에서 신규사업 진출은 기존산업의 수익성이 낮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대리인 이론에서 경영자는 신규사업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서 기업규모의 확대가 이루어지면, 경영자의 보상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영자의 개인적인 이득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진입하도록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원기반이론에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초과자원(excess resources)을 활용하기 위하여 신규사업에 진출한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는 소유주라 불리는 오너와 가족들에 의한 지배구조라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신규사업 진출에 오너의 입김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과거에 신규사업진입에 대한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과거 경험을 통해 신규사업이라는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에 따르는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한 유사한 기업집단이 신규사업 진출시 모방을 통해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던 기업의 신규사업 진출 성과가 좋은 경우에는 이에 반응해서 신규사업에 진출하기도 한다.


아래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30대 기업집단에 속했던 기업들의 신규사업진출건수를 보여주고 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2008~2009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계열사의 수를 살펴보면 국내 15대 기업집단의 경우 2009년 4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약 3년 만에 46.3%가 늘어났다고 한다.





3. 신규사업 전에 해야 할 일, 핵심사업을 정의하라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전에 기업들은 왜 성장을 해야 하는지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가? 왜 성장해야 하는가? 왜 신규사업을 추진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신규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신규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핵심을 정의하는 것이다. Bain & Company의 Chris Zook는 자신의 저서인 '핵심에 집중하라(Profit from the core)'에서 핵심사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핵심사업이란 성장이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현재 모습, 또는 장래에 되고자 하는 모습의 본질을 규정하는 제품, 능력, 고격, 경로, 지역의 집합체라고 정의한다. 여기에서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 매출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수익을 동반하며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핵심사업을 파악하기 위해서 다음의 5가지 자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Who are your most potentially profitable, franchise customers?
  • Which are your most differentiated and strategic capabilities?
  • What are your most critical product offerings?
  • Which are your most important channels?
  • Are there any other critical strategic assets that contribute to the assets above, such as patents, brand name, or position at a control point in a network? 


핵심사업에 대한 위의 5가지 자산에 대해 파악을 하고 있으면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사업의 정의는 무엇인가?", "핵심 사업은 무엇이고 잠재적인 경쟁 우위의 원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핵심사업에서 시장 지배력과 영향력을 획득하며 규모를 창출하기 위해서 4가지 기본 방법이 존재한다.


 고객 기초 

 - 탁월한 서비스와 고객 충성도 유지

 - 높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

 - 고객의 행동과 니즈에 대한 탁월한 정보

 - 새로운 고객층을 중심으로 세운 사업 모델

 유통망 기초

 - 우세한 유통망

 - 지배적 유통망을 갖고 있는 사업자들과 제휴

 제품과 능력 기초

 - 저비용 생산

 - 우수한/독특한 특징

 - 차세대 제품

 - 특허권

 - 높은 지갑 점유율(share of wallet)

 자본 기초

 - 자본조달 시장에서의 높은 평가

 - 경쟁자보다 많은 자본 확보



핵심사업에 대해 정의하기 위해서 다음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의 경계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경계는 고객의 니즈와 경제성에 의해 정의된 '자연스러운' 경계인가? 어떤 제품, 어떤 고객, 어떤 유통 경로, 그리고 어떤 경쟁 기업들이 이 경계를 둘러싸고 있는가?

  • 경쟁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과 자산은 무엇인가?

  • 현재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가지고 있는 현금 자산으로 효과적으로 경쟁하게 해주는 고객, 제품, 기술, 유통 경로를 통해 정의되는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

  • 핵심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주요한 차별화 요인은 무엇인가?

  • 핵심사업 주위에 있는 인접 사업의 영역은 무엇인가? 인접사업과 그 사업이 속한 산업의 정의가 바뀌어 궁극적으로 경쟁 및 고객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4. 전략의 재정의, 숨은 자산을 찾아라


자, 핵심사업 정의까지 끝났으면, 이제 비관련 다각화를 통해 신규사업에 진출해야 하는가? 물론, 새로운 시장으로 과감하게 진입해서 성공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필요한 것은 성공 가능성을 높여서 성장을 하는 것이지, 신규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멈추지 않는 기업(Unstoppable)'에서 사업의 성장을 위한 F-E-R Cycle을 제안한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이를 인접영역으로 확장한 다음, 미래의 전략을 재정의하는 단계이다. 





위에서 핵심사업에 대해 정의했는데, 전략을 재정의하기 위해서 핵심사업에 대해서 현주소를 진단하여 경쟁우위를 상실하는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


 질문

 요 지표

 1. 핵심 고객의 현황은 어떠한가?

 - 수익성

 - 시장점유율

 - 고객유지율

 - 순추천고객지수(NPS)

 - 지갑점유율

 2. 핵심의 차별화 정도는 어떠한가?

 - 차별화의 정의 및 측정 지표

 - 상대적 비용 지위

 - 중요도의 증감

 3. 산업의 수익 풀은 어떠한가?

 - 규모, 성장세, 안정성

 - 점유율

 - 범위

 - 변화 및 향후 전망

 - 품질-비용 및 가격 우위

 4. 핵심 역량의 현황은 어떠한가?

 - 핵심 역량

 - 상대적 중요도 보유

 - 경쟁사 대비 격차

 - 향후 핵심 역량 대비 강화

 5. 조직의 현황은 어떠한가?

 변황에 대한 준비 태세는 어떠한가?

 - 직원 로열티 및 우수 인재 이탈률

 - 역량 및 한계점

 - 목표와의 정렬 및 합의

 - 변화에 대한 의지 및 동기

 - 성장 추진 역량

(주: 3번 수익 풀 질문에서는 수익이 존재하는 분야는 어디인지, 누가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지, 이런 상황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살펴봄)


전략 재정의를 하기 위해서 기업의 숨은 자산을 찾아야 하고, 이를 활용하여 핵심사업에서 경쟁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저평가된 비즈니스 플랫폼

 - 미개발된 인접사업

 - 핵심 사업 지원 기능

 - 비핵심 사업 및 고아 상품

 미활용된 고객 자산

 - 발굴되지 않은 고객군

 - 돈독한 관계나 신뢰도

 -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데이터 및 정보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역량

 - 숨겨진 본사 역량

 - 비핵심 사업 역량

 -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핵심 사업 역량




5. 결국, 기존 핵심사업에서 경쟁력 확보가 중요


신규사업은 달콤하다. 신규사업에 진출하면 성공이 따라오는 마법과 같은 sweet spot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모든 산업에서 이익률은 낮은 수준으로 평균으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고, 산업 내의 1~2위 경쟁력 있는 업체가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 


이런 상황에서 무턱대고 신규사업에 진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결국, 기업이 영위하고 있는 기존의 핵심사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고, 저평가된 숨은 자산을 찾아서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참고자료

- 한일 상장기업의 신사업 진출 현황 분석 및 시사점, 전국경제인연합회

- The grass isn't greener,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February 2013

- 한국 기업집단의 신규사업진출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 핵심에 집중하라, 크리스 주크

- 멈추지 않는 기업, 크리스 주크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비즈니스 트렌드, 원가/관리회계, 스타트업, 커머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blog: http://aliahn.tistory.com

mail: jongsikahn.cma[at]gmail.com


(모든 글은 제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제 허락 없이 무단으로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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