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유럽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검토를 하다가 괜찮은 자료를 발견해서 아래에 공유한다. 재정지출분석센터(https://www.kipf.re.kr/)라는 곳에서 발간한 정책보고서이며, 원문은 아래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세법연구 17-08 다국적기업의 지배구조와 조세전략 분석
위의 정책보고서는 주로 조세전략 관점에서 지배구조를 살펴보았으며, 조세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지배구조에 대한 검토를 한다고 한다. 글로벌 경영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은 해외 자회사나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와 지배구조를 이용한 다양한 조세 전략을 통해 해외 소득에 대한 세부담 경감과 그룹 전체에 대한 조세부담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다국적기업의 현지법인을 통한 해외 진출은 지분출자를 통해 해외 자회사(subsidiary)를 직접 설립하여 직접적인 지배구조를 갖거나, 제3국(경유지)에 중간회사를 활용하여 간접적인 해외 계열사(affiliate)에 투자하는 형식은 간접적 지배구조로 구분된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은 간접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해외 사업에 대한 거주국가의 과세를 저지하면서, 동시에 투자국에서의 세부담을 전략적으로 축소하고자 하는 유인이 존재한다고 하며,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의 경유지나 버뮤나, 케이맨 제도와 같은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복잡한 간접적 지배구조를 통해 공격적인 조세 전략을 펼친다고 한다. 특히, 미국 기반 다국적 기업은 해외 소득에 대한 미국 법인세와 외국납부세액 중 높은 유효세율을 최종 부담하게 되며, 그룹 전체의 조세부담을 축소하기 위해 간접적 지배구조를 이용한다고 한다.
구글, 2017년에도 ‘조세피난처’ 버뮤다 통해 세금 수조원 줄여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2017년 유럽본부 소득 227억달러(약 25조5000억원)를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법인세가 없는 ‘조세피난처’ 버뮤다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는 3일 네덜란드 상공회의소에 지난달 21일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이는 구글이 2016년 버뮤다에 옮긴 금액보다 45억5800만달러 더 많다"고 전했다. 미국 IT 매체 WCCF테크는 구글이 이를 통해 최대 40억달러(4조5000억원)의 세금을 덜 낸 것으로 추산했다.
구글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세율이 낮거나 세금이 아예 없는 조세회피처를 이용한다. 구글이 쓰는 조세 회피 기법은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로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아이리시)와 네덜란드(더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구글은 아일랜드에 해외법인 A를 만들고 이 법인의 관리 회사를 버뮤다에 세운다. 아일랜드 세법은 관리 회사가 있는 곳에 조세 관할권을 주는데, 버뮤다의 법인세율은 0%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에 있는 해외법인 A는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여기서 네덜란드 자회사가 등장하는 것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맺은 조세협정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구글은 네덜란드에 세운 자회사와 아일랜드 해외법인 간 송금을 통해 세금을 줄인다.
미국 기반 다국적 기업이 경유지로 이용하는 국가나 지역 대부분은 유럽지역에 분포하고 있다고 하며, 이는 유럽지역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조세요인으로부터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의 주요 경유지라고 평가받는 벨기에, 아일랜드,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는 대체로 조세회피대응을 위한 규정이 도입되지 않거나 미비한 반면, 비과세제도나 비용공제의 적용이 관대하다고 한다. 또한, 스페인이나 영국도 주요 경유지로 이용한다고 한다. 기본적인 조세 전략구조는 (1) 역외금융구조(offshore-loan), (2) 하이브리드 실체(hybrid entity) 구조, (3) 특허박스(patent box) 구조가 있다고 하며, 필자가 조세 전문가가 아니므로 정책보고서를 참고하도록 하자.
정책보고서에서 필자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다국적 기업의 지배구조 사례였고, 보고서에는 아마존 사례를 통해 조세 전략을 어떻게 전개했는지 설명했다. 아마존은 2004~2006년 동안 유럽시장에 대한 통제와 관리를 위해 미국 중심에서 룩셈부르크 중심의 지배구조로 개편해서 이를 통해 유럽시장을 경영했다고 한다. 유럽 개별국가와의 직접적 지배구조를 룩셈부르크를 경유지로 둔 간접적 지배구조로 전환해서 그룹 전체의 유효세율을 최소화했다고 한다. 아마존은 2006년 이후 룩셈부르크에 유럽본부와 자회사들을 설립하여 간접적 지배구조로 전환했으며, US에 직접적 지배구조 하에 있었던 유럽 자회사들을 주식교환을 통하여 룩셈부르크 자회사들의 자회사로 전환했다고 한다.
위의 그림을 보면, LuxSCS-LuxOpCo-유럽자회사로 조직을 재편한 것이다. 유럽 웹사이트 운영과 관련된 아마존 US의 지적재산권은 LuxSCS로 이전되고, 유럽지역 사업과 관련된 소득과 비용은 LuxOpCo의 소득과 비용으로 보고되는 구조라 한다. LuxSCS는 LuxOpCo에 지적재산권의 사용을 승인하여 사용료를 수령하고, LuxOpCo 및 관계 계열사들과 대출거래계약을 체결하여 잉여현금흐름을 관계계열사에 대여한다고 한다. LuxOpCo를 포함한 룩셈부르크 자회사는 재고 보유/관리, 라이선스, 서버보관, 콜센터 유지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이렇게 파트너십(partnership)-법인(corporation)으로 연결되는 '더블 룩셈부르크(Double Luxembourg)' 조세 전략을 취했다는데, 이에 대한 효과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유럽 각 국가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룩셈부르크에 축적한 후, 비거주자인 파트너에게 적용되는 비과세규정을 이용하여 룩셈부르크 법인세부담을 축소한다고 한다. 룩셈부르크는 특허박스제도를 운영해서 아일랜드의 '더블 아일리쉬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 전략과는 달리 네덜란드 경유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자회사는 웹사이트 관련 사업모델을 위한 예비적, 보조적 역할만을 부여하여 실비변상기준에 의한 매출과 그에 따른 낮은 수준의 법인세만 부담토록 한다.
정책보고서에서 '더블 룩셈부르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부가 설명을 했다. 첫번째 룩셈부르크 자회사인 LuxSCS는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무형자산의 라이선스나 자금대여로 수령하는 소득은 룩셈부르크 법인세가 과세되지 않는다고 한다. 두번째 룩셈부르크 자회사인 LuxOpCo는 유럽지역 내 자회사들의 운영지주회사(operating holding company)로 역할을 수행하고, 유럽지역의 소득을 인식한다고 하되 LuxSCS와의 사용료나 차입거래를 통하여 룩셈부르크 과세대상 소득을 축소한다고 한다.
해외 경영을 위한 아마존의 지배구조를 종속회사 소재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나온다고 한다. 미국에서 룩셈부르크로 이어지는 화살표가 있고, 룩셈부르크를 본부로 해서 유럽시장(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등)에 진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지역마다 지배구조가 다른데, 일본은 직접적 지배구조, 중국은 홍콩을 통한 간접적 지배구조를, 중동지역은 UAE를 거점으로 간접적 지배구조를 구성했다고 한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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