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O2O, O4O, 옴니채널이라는 용어가 그렇게 자주 회자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마케팅 용어들은 트렌드 또는 Fad 처럼 모든 매체가 다루더라도, 어떤 시점이 지나면 진부화되는 특징이 있어서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닐지. 어쨌든 리테일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판매를 잘 하면 되는 것이지만, 오프라인 리테일러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채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지속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침투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전세계 침투율 1위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네 개 중에 하나를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유통채널은 싱글채널, 멀티채널, 크로스채널, 옴니채널로 진화해 왔다. 싱글채널은 단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를 의미한다. 멀티채널은 하나의 회사가 백화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여러 유통채널을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며, 국내 대부분의 유통회사들이 취하는 방식이다. 멀티채널 환경에서는 각 채널간의 동기화가 되지는 않아서 각 매장에서 다른 가격이나 프로모션을 제공하게 된다. 크로스채널은 멀티채널과 유사하나 채널 간 가격이나 프로모션을 일정 수준으로 일치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옴니채널은 동일한 제품에 대해 온/오프라인 관계없이 동일한 가격과 프로모션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서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오프라인에서 픽업할 수 있고, 온라인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반품할 수 있는 채널간 동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쇼핑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리테일러 입장에서 옴니채널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온/오프라인 고객의 전반적인 Customer Journey를 잘 설계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접속한 고객이 오프라인으로 컨택했을때 이를 seamless하게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Omnichannel Customer Journey의 지원을 위해 내부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부 조직이 온라인 조직, 오프라인 조직으로 구분되어 있다면, 이들 조직의 KPI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 오프라인 픽업이라는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직을 변화시키고,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상품을 등록할 때, 온/오프라인으로 동일하게 등록해야 하는가 아니면 각각 등록해야 하는가 등 다양한 프로세스 변화가 필요하다.
옴니채널 환경에서 IT 시스템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온라인 고객과 오프라인 고객을 어떻게 통합해야 하는가? 또한, 기존에 채널별 고객이 있다면, 이를 통합 관점으로 전환이 가능한가? 온/오프라인의 주문처리, 재고관리는 어떻게 통합해야 하는가? 온/오프라인에 대한 통합 분석이 가능한가? 기존 Legacy 시스템과의 연계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므로, 옴니채널 환경에서 IT 시스템 아키텍처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논의는, 옴니채널이 무조건 좋다, 옴니채널을 지향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설명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옴니채널 쇼핑에서 정말 효용을 느끼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온라인 주문, 오프라인 픽업이라는 컨셉은 온라인으로 싸게 주문하고 택배올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당장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픽업하자는 의미이다. 그러나 최근 쿠팡, 컬리처럼 Last Mile을 혁신하는 온라인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새벽배송 환경에서 주문, 배달, 반품이 온라인으로 너무 쉬워지기 때문에, 굳이 오프라인으로 픽업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 채널과 상관 없이 리테일러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소비자들의 사례를 보면, 소비자들은 연령대, 소득수준, 온/오프라인 채널에 상관 없이 가격, 편의성, 상품성에 따라 리테일러를 선택하고 있다. 결국 채널도 중요하지만, 리테일러가 유통하는 상품의 가격이나 상품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을 처음 구매할 때 오프라인을 온라인보다 더 선호하고, 상품의 품질이 중요하거나 혁신적이거나 특별한 상품 역시 오프라인에서의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MZ 세대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거나 온라인 구매하기 전에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옴니채널이 중요하기 보다는, 오프라인 리테일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이들이 자사의 매장을 방문해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상품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옴니채널이라는 마케팅 용어 때문에, 달을 보지 못하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본 것은 아닐까.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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