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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이야기

AgTech 스타트업, 그린랩스 사업/재무 분석 (1/5): AgTech 산업의 이해

by 채린채준아빠 2023.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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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타트업 시장은 작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작년까지 성장을 위해서라면 의도된 적자는 당연하게 여겼고, 설립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더라도 미래의 성장이 가파르다면 모든 것이 허용되던 시장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리며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수익성까지 검토하는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서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시장 변화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낸 사건이 작년까지 유니콘 반열에 올랐으나 올초에 큰 어려움을 겪은 그린랩스라 볼 수 있다. 우선 그린랩스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AgTech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AgTech는 Agriculture Technology의 약자로, 첨단기술을 농산물 생산에 적용하여, 인간보다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의 대안으로 꼽히는 중요한 기술이다. 사실 AgTech 이전에도 농업에 첨단 IT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은 계속 있어 왔다. 예를 들어, 회계/재무 솔루션 회사인 Intuit는 2012년 경에 인도에서 Fasal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해서 농부들에게 시장 가격 정보를 SMS로 제공하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Intuit는 Lean Startup 방식으로 Fasal을 MVP(minimum viable product) 형식으로 신속하게 출시해서 시장의 피드백을 받고 점진적으로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식으로 추진했다. 이렇듯 과거부터 농업섹터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AgTech 시장은 2030년 4.3조 달러의 엄청난 사업기회를 갖고 있는 유명한 섹터이다. 글로벌 식품/농업 산업은 기존의 건기식, 다이어트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래 표를 보면, Health diets는 2조 달러 시장으로 가장 큰 시장이며, 이러한 다이어트 시장은 AgTech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 마운자로라는 비만치료제를 견주어 봐도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다. AgTech라고 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시장은 Productive & regenerative agriculture(5천억 달러), Digital Revolution(2천억 달러) 등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AgTech Business Opportunity, Bain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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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Tech의 근간은 농업섹터의 value chain은 아래와 같은 특색이 있다. 먼저 농부가 가장 중요한 VC의 요소이다. 이들 농부들에게는 농업을 위한 다양한 공급이 필요한데, 농작물, 농기계/부품, 제초제 같은 전통적인 공급물과 최근에는 이들에게 다양한 자문이나 처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인다. AgTech는 농부들에게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 농기계를 공급하거나, 농부들의 작황을 높이기 위해서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분석 기반 자문이나 이슈 해결/처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인다.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협동조합이나 B2B 거래, 도소매 유통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유통되는 모습을 보인다. AgTech는 농부에서 B2C 고객까지의 downstream value chain을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해서 혁신하고자 한다.

Agricultural value chain, Roland Berger

 

전통적인 농업의 value chain에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서 가장 기반이 되는 기술은 인터넷/온라인과의 연결성 확보이다. 농업이 온라인화 된다는 의미는 농업현장을 보다 잘 센싱할 수 있고 센싱된 데이터가 모여서 빅데이터화되어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결성이 확보되어야 날씨,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기본적인 기술토대가 준비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결성의 대표적인 주자는 IoT이며, 다양한 센서는 날씨, 온도, 습도 등 다양한 외부환경과 농작물의 발육에 대해 센싱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IoT가 확장되면 이미지 분석에 활용하여, 미국이나 호주처럼 대규모 토지의 넓은 지역을 분석하는데도 활용된다. 또한,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서 병충해에 강한 새로운 농작물을 만들기도 하는 생물학적인 노력도 기울이기도 한다.

 

 

Agriculture industry technology map, Roland Berger

 

 

CB Insights에서는 AgTech의 다양한 기술 영역을 몇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그린랩스를 포함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리스트업되지는 않았다. CB Insights가 정의한 AgTech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으며, 카테고리명만 봐도 어떤 비즈니스를 지향하는지는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 Next Gen Farms
  • Smart Irrigation
  • Sensors
  • Robotics and Drones
  • Plant Data/Analysis
  • Farm Management Software
  • Animal Data
  • Precision Agriculture and Predictive Analytics
  • Marketplaces

 

 

 

이렇게 미래가 유망하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진출하는 농업이라는 섹터는 제조업이나 다른 섹터와 비교했을때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다른 섹터와 구분되는 다양한 특징이 있으나, 아마도 생산되는 제품이 공산품이 아니라 우리가 빠른 시간에 섭취해야 하는 농산물이라는 점일 것이다. 농산물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씨를 뿌린대로 거두지 못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농업은 기본적으로 Loss가 30~40% 발생하는 산업이다. 아래 표를 한번 보자. 100개의 토마토를 수확했을때, 수확 과정에서 19~27개를 버리고, 운송 과정에서 1~2개, 처리 과정에서 3~4개, 패키징 과정에서 1~2개 정도가 손실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60여개의 토마토가 소매유통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30~40개는 버리거나 팔기 어려운 품질로 전락하여 Loss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Loss rate for every 100 tomatoes, McKinsey & Company

 

 

AgTech의 시장 크기, Value Chain 특성, 디지털 기술의 접목, 산업 특성에 대해 확인했고, 다음 시간에는 그린랩스가 AgTech 영역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영위했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blog: http://aliah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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