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극대화(Value-Up)를 위한 프로세스 혁신
통상 PI(Process Innovation)라고 불리는 전사 프로세스 혁신은 기업들이 외부 컨설턴트에게 요청하는 단골 주제이다. 전사, 프로세스, 혁신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연결되어 있는 엄청난 주제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해하는 PI는 전사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통과의례로서 사전에 수행하는 절차로 볼 수 있다. 당연히 PI는 시스템 구축 전에 필수적이다. 의외로 시스템 구축은 잘못 만들어지기 일수다. 그 이유는 현재의 조직, 현재의 업무 프로세스, 현재의 요구사항에 기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을 잘못하고 있더라도 업무가 불편하면 시스템으로 구축하게 되는데, 구축된 시스템이 계륵이 되어 더 불편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PI는 프로세스 혁신이라기 보다는,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경영혁신 도구 중의 하나이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PI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리는 왜 PI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해보도록 하자. 일하는 방식을 바꿔서 뭐가 좋아질까? 시스템으로 자동화하면 뭐가 좋아질까? 도대체 뭐가 좋아지길래 자본과 인적자원을 투자해서 PI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협의의 PI가 아니라 광의의 PI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 광의의 PI는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조직, 정책, 프로세스,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혁신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들 Best Practice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BP 기반의 혁신 프로그램을 조직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적용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먼저 조직, 정책,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접근 방식이다.
기업가치는 재무제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재무제표 관점에서 기업가치는 수익성(profitability)과 현금흐름(cash flow)를 개선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수익성 극대화는 매출 극대화와 비용 절감에 대한 개선 활동이고, 손익계산서 관점에서 매출 - 비용 = 이익이므로 이익(특히, 영업이익)이 극대화되는 활동이다. 현금흐름 개선은 운전자본(Working Capital) 및 CAPEX 최적화이며, 발생주의 관점에서 회계 기준의 영업이익을 현금주의 관점의 현금흐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이 극대화되는 활동이다.
재무제표 관점에서 PI를 바라보면, 우리의 조직, 정책, 프로세스, 시스템 개선활동이 재무제표의 어디에 영향을 미쳐서 전반적인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PI가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더라도, 기업의 제한적인 자원 하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PI 개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투입되는 노력 또는 자원 대비 기업가치 효과가 큰 활동은 구매비용 절감, 운전자본 개선(AR, AP, 재고), 판매관리비 절감, 영업활동 효율화이다.
구매비용, NWC, SG&A, 영업 등 Value-Up 기회가 높은 영역은 프로세스 진단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선기회를 찾으며, 투입된 노력 만큼 효과가 바로 나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하면, 가장 먼저 구매와 운전자본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서 비용절감부터 시작한다. 역으로 공급망을 효율화하는 것은 물리적인 장소, 창고, 물류에 대한 투자가 수반되므로 Value-Up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로 Value-Up을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세스 혁신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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