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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이야기

브랜드와 평판, 가장 중요하면서 간과되는 리스크

by 채린채준아빠 2018.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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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감사회에서 발간하는 Auditor Journal 2018년 9월호에 게재된 기고문을 요약해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2018년 3월부터 1년 동안 연재할 예정입니다.




The Continuous Evolution of Internal Audit


브랜드와 평판, 가장 중요하면서도 간과되는 리스크


안종식 이사(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jonahn[at]deloitte.com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주는 기업의 이미지, 상품, 서비스의 종합적인 체험과 문화를 말하며, 소비자는 평판에 자신의 브랜드 로열티를 투사한다. 기업이 수행하는 모든 활동, 제품의 품질에서부터 임직원의 행동까지, 모든 것의 마지막에는 평판이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투명성이 증가하는 시대에, 내부감사는 브랜드와 평판이라는 창조적이지만 무형의 위협요소에 대해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 관리의 실패는 곧 평판의 하락


P&G는 비누, 샴푸, 칫솔, 기저귀 등 다양한 종류의 소비재를 제조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다우니, 브라운, 위스퍼, 오랄비 등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탁월한 브랜드 관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P&G에는 “뉴욕 타임즈 룰(New York Times Rule)”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어서 자신이 오늘 한 일이 내일 아침 뉴욕 타임즈 1면에 나오더라도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는 지침이다.(위키백과)


2017년 10월 SNS에서 P&G의 도브(Dove) 광고 이미지로 떠들썩한 사건이 발생했다. 3초짜리 GIF 형식의 비디오 클립에는 흑인 여성이 도브의 제품을 사용하면 백인 여성이 된다는 다소 노골적인 인종차별 광고가 SNS에서 공유되고 있었던 것이다. 소비자들은 즉각 반발하여 비난했으며, 해당 비디오 클립은 게시한지 하루 만에 삭제되었다. 도브는 사과를 밝혔으나, 비난이 거세지면서 SNS에서는 도브의 과거 광고를 문제 삼았다. 도브는 2011년 5월에도 인종차별 광고를 제작했으며, 마찬가지로 흑인 여성이 도브의 제품을 사용하면 백인 여성이 된다는 광고였다. 디지털과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현재의 잘못에 대한 즉각적인 확산 뿐만 아니라, 이제는 과거의 잘못까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브랜드와 평판에 미치는 위협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도브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종차별 광고를 만들었다



평판 = 이해관계자가 인지하는 이미지의 총합


평판이란 이해관계자가 인지하는 이미지의 총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인식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뛰어넘는, 공공 영역에서 대중이 느끼는 사회적 관계, 명분, 감정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을 평판이라고 말한다. 평판을 산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평판 = {성과 + 행위 + 커뮤니케이션} x 진정성 요소”


기업의 성과는 평판에 영향을 미치며, 영업활동을 잘해서 성과가 좋으면 평판이 좋아지고 성과가 좋지 않으면 평판이 나빠진다. 구성원, 특히 오너의 행위는 평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기업 오너들의 다양한 갑질 사례를 접하며, 해당 기업의 평판은 나빠지고 심지어 오너가 구속되거나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평판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평판의 구성요소인 성과, 행위, 커뮤니케이션에는 진정성 요소가 가미된다. 진정성 요소란 기업이 편법이나 거짓이 아닌, 진실되고 진정성 있게 처신했는지를 나타낸다. 평판은 진정성 있는 성과, 행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강화되는 특성을 갖는다.



브랜드 및 평판 리스크


브랜드와 평판 리스크란 성과와 행위 관점에서 이해관계자의 기대수준을 충족하는데 실패하는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이해관계자와 기대수준이다. 브랜드와 평판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대상으로 진정성 있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며, 평상시에 기대수준을 관리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평판, 비즈니스, 기업에의 위협 또는 위협에는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브랜드와 평판에 가장 큰 위협은 내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부적인 이슈나 리스크는 관리가 수월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내부적인 위협 요인으로는 임직원이나 임원의 부정행위, 법률 미준수, 제품이나 서비스 상의 문제, 혁신의 실패, 사이버 보안의 부재, 일관성 없는 브랜드 메시징 등이 있다. 내부 위협 요인에 대한 방어 실패는 기업에 파괴적인 충격을 미칠 수 있어서 고객의 이탈, 매출 감소, 브랜드 가치 감소, 주가 악영향, 정부당국의 조사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이렇게 브랜드와 평판이 취약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 때문이다. 모바일 기술은 점차 발전하여 모바일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모바일의 발전이 H/W 역할을 한다면, S/W 역할을 하는 소셜 미디어로 인해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확산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참여, 피드백, 정보공유의 촉진, 쌍방향성 의사소통 등 소셜 미디어의 독특한 특징을 바탕으로 오늘 날의 정보는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으며, 이는 평판 관리의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하게 된다.



브랜드와 평판 리스크 관리의 첫걸음, 미디어 활동에 대한 내부감사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로 촉발되는 브랜드와 평판 위기의 시대에 내부감사는 마케팅, 브랜드, 홍보 등의 미디어 관련 유관부서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해 검토하고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여기서 미디어는 좁은 의미의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라는 의미 보다는 광의의 개념으로 미디어 활동의 전반을 의미한다. 미디어 활동을 위한 전략 수립부터 브랜딩, 메시지 전달, 벤더와의 관계 등을 모두 포괄한다. 몇 가지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최근 기업들은 브랜딩을 자체적으로 하되 미디어 활동을 대행사를 통해 아웃소싱을 하거나, 아니면 모든 활동을 아웃소싱에 맡기는 경향을 보인다. 내부에 책임 있는 임원이나 인력이 부재하다 보면, 기업의 전략이나 비전과 동떨어지는 브랜딩, 미디어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전략 리스크 검토를 통해 기업에 브랜드, 평판, 미디어 전략을 담당하는 담당 임원이 존재하는지, 역할과 권한은 충분하게 부여되어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임원 뿐만 아니라 인적 역량이 충분하게 갖춰져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브랜드 리스크 관점에서 조직 내에 브랜드 원칙이 수립되어 있는지, 브랜드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에 맡게 내외부에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브랜드가 도용이 되고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상표권 등록 등 브랜드 보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크리에이티브 개발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해 기업 내부의 미디어 활동을 책임지는 부서에서 광고, 홍보 제작사에서 수행하는 크리에이티브 활동에 대해 부적절한 메시지, 부정확한 정보 유무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모니터링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광고, 홍보의 크리에이티브 활동에 창조성과 독창성을 보장해야 하지만, 기업의 존재이유를 흔드는 과도한 창조성에는 견제가 필요하다.


미디어 활동이란 기업의 다양한 내부 정보를 외부의 다양한 매체에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주요한 업무이다. 따라서 이러한 활동에 수반되는 기업 내부의 기밀 정보 누출을 포함하는 데이터 보안 리스크에 대해 내부감사가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 특히 내부의 정보가 제3자인 외부 업체에게 제공되므로 외부 업체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지 중요하다. 적절한 계약 구조나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없다면, 마치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사전에 제품사진이 유출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할지도 모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위기대응 검토하기


기본적으로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수반하므로, 인간의 노력으로 기업이 직면한 모든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수는 없다. 브랜드와 평판에 위협을 미치는 사건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누구도 사전에 예상하며 방지할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업이 해당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려있다. 브랜드와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은, 그리고 경영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준비해야 한다. 조직은 평상시, 비상시, 위기 직후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과 소셜미디어가 발달된 사회에서 위기에 잘못 대응하면 커다란 참사로 발전하게 된다. 내부감사는 조직의 위기대응 역량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blog: http://aliahn.tistory.com

mail: jongsikahn.cma[a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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