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서 디지털은 각 개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고, 고객이 무엇을 기대하며, 업무 프로세스가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와 이러한 트렌드가 리스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최근에 필자가 강의한 내용을 아래에 간단하게 요약했다.
1.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팩토리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이를 과거 산업혁명 관점에서 살펴보면, 18세기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기반의 기계에 의한 혁명이었다. 19세기 2차 산업혁명은 전기 기반의 컨베이어벨트를 활용한 대량 생산 체계의 시대로서 테일러주의라는 경영학의 신개념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20세기 3차 산업혁명은 자동화 시기로서 프로그램이 가능한 다양한 기기들을 이용해서 생산을 하던 시기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21세기부터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이 도입되며, 공장의 모든 설비와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디지털과 온라인 기술을 활용하여 대량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디지털화된 스마트 팩토리 환경에서는 다양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스마트 팩토리는 공급업체와 제조업체들이 디지털 네트웍으로 연결되어 생산을 한다. 디지털 네트웍 상에서 데이터를 공유함에 따라 다양한 프라이버시 이슈가 발생하며, 디지털 네트웍에 참여하는 공급업체와 제조업체들이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대로 업무 수행을 해서 비즈니스를 중단시킬 가능성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디지털 기기/시스템의 오류 발생에 따른 비즈니스 중단이 이슈이다. 디지털 시스템을 많이 활용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외부 요인(정전, 지진 등) 또는 내부 요인(시스템 노후/오류, 작업자 실수 등)에 의해 시스템이 중단되면, 전체 생산 공정이 마비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시스템에 납품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대해 버전 관리와 벤더 관리도 중요하게 된다.
2.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사물인테넛은 몇 년 전부터 사용되어서 익숙한 용어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에 따라붙는 단어에는 스마트, 커넥티드가 있다. 커넥티드는 위에서 말한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라는 의미이고, 스마트는 센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저장장치, 컨트롤,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이런 스마트한 사물인터넷의 기능은 1) 센서를 이용한 모니터링, 2) 기기에 내장되거나 클라우드를 활용하여 기능의 제어, 3) 모니터링과 제어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고장/수리 시점을 예측하는 등의 최적화, 4) 모니터링, 제어, 최적화를 조합하여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자율화라는 네 가지 영역으로 묶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핵심 기술은 센서이다. 터치스크린,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등 다양한 센서가 있으며, 다른 기기와 통신하고 인터넷에 연결하기 위해서도 센서가 필요하다. 센서는 사람의 감각기관과 유사하며, 센서의 기능은 다양한 신호를 전자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다. 앞으로 사물을 연결하는 통신과 센서 기기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물인터넷이 각 분야에 침투할 것이며, 자동차, 기계, 대형 설비 등이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솔루션이 출현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는 우선 Data Confidentiality인데, 기기 간에 주고 받는 데이터 중에서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Data Connectivity 이슈가 있는데, 기기의 연결을 끊어버리거나 전기가 차단되면 연결이 되지 않아서 사물인터넷 기기로서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또한, Data Liability 이슈가 있어서 기기의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잘못된 센싱을 하는 경우에 데이터의 신뢰성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 물론 사물인터넷의 센서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해서 데이터 유출이나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있고, 사물인터넷 기기 자체가 안전하지 않을 위험도 있다.
3. 3D Printing
3D 프린팅 기술은 산업용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GE, 록히드마틴, 보잉 등은 생산을 늘리기 위해 3D 프린팅을 이미 이용하고 있다. 여기엔 적층가공(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이 있는데, 전통적인 사출성형 프로세는 시간당 수천 개의 부품을 찍을 수 있으나 반면 적층가공은 현재까지는 적층식으로 첨가해나가는 느린 제작 과정이다. 그러나 적층가공은 전통적인 방식의 단점인 유연성을 보완한다는 장점이 있다. 즉, 장비 교체 시간이 거의 없고, 요구사항에 따라 제품의 수정이 용이하다. 또한, 부품을 별도로 제작해서 조립하던 제품을 단일 공정을 통해 일체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것이 적층가공의 장점이다.
3D 프린팅은 적층가공 기술의 장점으로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먼저 적층가공 기술로 인해 설비를 교체할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제품의 사양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수 있어서 제품 전략이 실시간으로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다. 적층가공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은 운영 효율화 또는 비용 절감을 고려해야 한다. 비용 측면에서 어떤 공정은 전통적인 대량생산 방식으로, 어떤 공정은 적층가공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적층가공 방식으로 전환할 대상 제품이나 부품의 전환 순서도 고려해야 한다.
3D 프린팅과 적층가공 기술로 인해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기업이 적층가공 프린터를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시대가 되면, 아마도 다른 기업들과 유휴 생산능력을 거래하는 시장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 공장에 설치된 프린터가 하루는 자동차 부품을, 다음날은 군용장비, 그 다음날은 장난감을 생산하게 되어, 궁극적으로 업종의 구분도 불분명해질 수도 있다. 또한, 3D 프린팅 생산을 하는 거대한 플랫폼이 만들어져서 공장과 3D 프린팅을 연결시킬 수 있다. 플랫폼에서는 디지털화된 설계도를 전송하면서 시스템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원재료를 공급하고 제품 설계도에 따라 일을 협력업체들인 구성원들에게 분배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해서 금융을 단기로 지급해서 여신관리까지 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산업계에 인터넷에 연결된 3D 프린팅이 보편화 된다면, 발생 가능한 리스크는 무엇일까?
제조물 책임 리스크: 프린트하는 제품의 소유는 누구인가? 프린터 소유자인가, 템플릿 소유자인가, 원재료 소유자인가?
공급망 리스크: 3D 프린터에 사용하는 원재료의 공급자에 대해 실사를 하는가? 대체 공급자가 있는가?
운영 리스크: 3D 프린터를 작동할 수 있는 숙련된 작업자를 보유하고 있는가? 전력 공급에 대한 적절한 요구사항이 있는가? 프린터가 중단되거나 공급자가 원재료를 제공 못하는 경우를 대비한 플랜이 마련되어 있는가?
환경 리스크: 3D 프린터가 발산하는 배기가스 이슈에 대해 대응방안이 있는가?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사이버 리스크: S/W가 도난당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누군가 모조품을 만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디자인과 공식(formula)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테크놀로지 리스크: 제품을 프린트하는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가? 디자인 템플릿을 보유하고 있는가?
4. 자율주행 자동차
구글, 테슬라, 애플 같은 IT 기업에서 주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교통 수단을 혁명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기술적인 성숙과는 별개로, BCG의 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자동차에 승차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교통을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고 편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주차난에 시달리는 도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로 출근 뒤 자동차를 외곽으로 보낼 수 있다. 또한,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일찍 출발해 주행 중에 잠을 잘 수도 있다. 그리고 장거리 운전이 필요한 트럭에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되면 경제적으로 큰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는 2023년까지 트럭 운전사가 24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자율주행 트럭을 이용하면 이런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로 인해 오히려 도시를 누비는 차량이 늘어나 교통량과 환경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또한,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교통 상황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데, 행인과 자전가 이용자들이 뒤엉키는 도로가 대표적이다. 아무리 센서가 많이 부착되어 주변을 스캐닝한다고 하지만, 센서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복잡한 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순식간에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심각한 위험은 전파방해(jamming)와 위조(spoofing)를 악용해서 대규모 차량 충돌이 발생하게 만드는 것이다. 도로에서 신호를 속여서 누군가를 유인하려면, 신호를 조작해서 보내면 된다.
리스크 관점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질문이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한다.
도로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 것인가?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 발생시 누구의 책임인가?
운전자의 개인적인 책임에서 제조사의 책임으로 이전될 수 있는가?
자율주행 기능이 고장나거나 멈추면 어떻게 되는가?
운전자들은 필요하면 운전에 개입할 수 있는가?
센서가 많아지고 다량의 데이터를 기록하게 되면, 프라이버시 이슈는 어떻게 할 것인가?
5. Drone
드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응용 분야를 기준으로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나눌 수 있으며, 민간 드론은 다시 전문가용과 일반 소비자용으로 나뉜다. 전문가용 드론은 상업, 공공관리, 연구개발에 사용된다.
드론에는 충돌 리스크가 가장 치명적이다. 드론이 항공기나 사람, 빌딩 등에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GPS, 초음파 또는 적외선 센서 등을 이용하고 있으나 장애물을 자동으로 식별하려면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이 필요하나 적외선이나 레이더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드론에서 카메라로 촬영을 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이슈가 중요하게 대두된다. 해킹/테러에도 드론이 사용될 위험이 있는데, 최근에 테러리스트가 드론을 해킹하거나 무기를 장착하는 뉴스도 들려온다.
※ 참고자료
- Industry 4.0 and cybersecurity, Deloitte
- How Smart, Connected Products Are Transforming Competition, Harvard Business Review
- IT 전쟁의 승패, 센서가 결정한다, Economy Insight
- The "Internet of Things" at Risk, INSEAD
- The 3-D Printing Revolution, Harvard Business Review
- 3D printing, the next industrial revolution, Zurich
- Self-Driving Vehicles, Robo-Taxis, and The Urban Mobility Revolution, The Boston Consulting Group
- Self-Driving Freight in The Fast Lane, Oliver Wyman
- 자율주행차, 대규모 교통정체 부를까, Economy Insight
- New Technologies Spawn New Liability Risks, Brink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신사업 기획, 해외진출, 디지털, 스타트업, 커머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으며, 관련 주제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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