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World Economic Forum에서 '평균적으로 회사 시장가치의 25% 이상이 기업 평판에 직접적으로 기인한다'라고 발표했다 - World Economic Forum, 2012"
"버크셔헤서웨이가 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아주 많이 잃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평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단 한 티끌이라도 - 워렌 버핏"
지난해 말 한 기업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서 '땅콩회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다른 기업이 집안싸움이 나서 '일본기업인가 한국기업인가'라는 불편한 질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예기치 못한 사건은 확대 재생산되어 기업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고, 기업이 영위하는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평판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1. Why Reputation is Important?
기업의 평판이란 기업이 인식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뛰어넘는, 공공 영역에서 대중이 느끼는 사회적 관계, 명분, 감정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평판은 왜 중요한가?
긍정적인 평판은 소중한 무형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심한 관리와 방어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증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화로 인해 다국적 기업의 평판은 전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국가에서 직원이나 Supply Chain 파트너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따라 위태로워질 수 있다. 또한 기술과 미디어 혁명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도래하고 인터넷/모바일의 급성장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은 글로벌 미디어의 타겟이 되고 있고 기업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올바른 정보를,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형식으로)은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평판 리스크는 단기 및 장기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의 지위와 재무적 성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하락, 현금흐름 또는 유동성 충격, 고객 이탈로 인한 수익 감소가 우려되고, 주요 계약의 해지, 낮은 신용평가, 높은 자본조달 비용, 자산 매각 또는 자본 조정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 회복 실패, 혁신에 대한 과도한 경계, 기회 상실, 피합병 위협이 존재하고, 최악의 경우, 미래의 영리 사업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거나 허용되지 않아서 회사의 존폐 위기가 닥칠 수 있다.
2. Global Reputation Risk Survey
(1) 2014 Global Survey on Reputation Risk
Deloitte Touche Tohmatsu Limited와 Forbes Insights 공동으로 수행된 Reputation Risk Survey는 각국의 산업을 대표하는 300명 이상의 임원진들이 응답한 설문 결과이다. 간단히 살펴보면,
- 평판 리스크는 경영 전략 관점에서 다른 어떠한 리스크 보다 중요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한 임원은 전체 응답자의 87%
- 평판 리스크는 다른 business risk가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응답자들은 기업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大 리스크 요인으로는 준법/윤리경영 리스크(55%), 제품/서비스 리스크(43%), 정보 보안 리스크(45%)를 꼽음
- 평판 리스크 관리가 실패하면, 매출 감소와 브랜드 가치 감소를 야기하여, 전체 응답자의 41%는 브랜드 가치 및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고 함
- 설문에 참여한 57%의 기업들이 평판 리스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함
※ 상세한 설문 결과는 다음 링크 참고
(2) Social Media and the Digital Enterprise
Deloitte가 리스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전체 응답자의 78%가 소셜 미디어의 리스크가 높다고 응답
-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 대해 사전에 위기 대응 플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한 임원은 전체 응답자의 69%
※ 상세한 설문 결과는 다음 링크 참고
3. 평판 리스크 관리 방안
(1) 평판 리스크 관리 방향성
평판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세 가지 방향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첫째, 객관적으로 실제 대비 평판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Reputation-reality gap). 회사의 평판과 실제 성과(actual performance) 사이의 차이(Gap)를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개선 작업을 실시하라.
둘째, 기대(Expectation)의 변화를 평가하고 수용해야 한다(Changing beliefs and expectation). 때에 따라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이해관계자들의 기대가 평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파악하라.
셋째, 평판 리스크에 전사적으로 집중하라(Weak internal coordination). 평판 리스크는 독특한 리스크이며, 선제적이고 조직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을 인식하라. 평판 리스크를 총괄하는 임원을 지정하라.
(2) 전사적 관리 체계
평상시 평판 리스크 관리는 최고경영진 및 전사 부서의 참여가 필요한 활동이며, 위기 상황시 전사 부서가 참여하는 Crisis Management Team을 구성하여 대응해야 한다. 특히, 위기 상황시 법무부서가 주도권을 갖는 경우가 있으나, 법률적으로 이길 수 있어도 여론에서 질 수 있으므로 법무와 홍보의 균형 잡힌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3) 평판 리스크 관리 절차
평판 리스크는 1단계 평상시 평판 관리, 2단계 평판 위기 대응, 3단계 위기 직후 평판 회복 단계로 구분되어 관리된다.
4. 평상시 평판 관리 (Pre-Crisis Preparation)
(1) Understand Vulnerability
첫째, 핵심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회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 분석한다. 여기서 핵심 이해관계자는 8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직/간접 고객, 일반 대중 및 시민 사회, 공급자 및 파트너, 주주 및 투자자, 정부 및 규제기관, 임직원
둘째, 이해관계자 분석 및 회사에 기구축된 리스크에 대한 분석을 통해 평판 리스크 후보군을 도출하고, 평가기준을 적용해서 우선순위 및 회사의 취약점 분석을 한다.
평판 리스크 후보군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예시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Bad Conduct: 고객데이터 또는 정보의 오용, 비윤리적인 방식의 사업 운영 등
- Questionable Judgment: 회사 경영진의 유감스러운 행동, 운영상의 실패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 Operational Shortcomings: 주요 제품 또는 서비스 품질 관리 실패, 자연재해 또는 인재로 인한 사업 중단
- External Attacks: 잘못되거나 사실 무근의 루머 및 고소, 정치인/공공기관의 부정적인 대중 발언
셋째, 평판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측정을 위한 지표를 정의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관리하도록 체계를 마련한다.
평판 리스크 관리 지표를 예시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재무 성과 및 장기 투자: R&D 투자, 임직원 교육훈련 투자
- 지배구조 및 리더십: 이사회 다양성
- 컴플라이언스: 기준 또는 규제에 대한 위반 건수
- 고객 약속 이행: 정시 Delivery 수준
- 조직 및 문화: 임직원 이직률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역 공동체의 민원
- 커뮤니케이션 및 위기관리: 인터넷 및 SNS 활동
(2) Brand Resilience
Brand resilience란 사건/사고 발생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조기에 원하는 수준까지 회복시키는 복원력을 의미한다. Brand resilience를 위해서 기업 문화 강화, 기업의 전략기획 및 경영계획 활동 반영, 브랜드 강화, 위기대응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여기서 위기대응 사전준비를 자세하게 알아보면, 위기 발생시 명확한 평판 관리를 위한 위기대응 플랜을 사전에 구비해야 한다. 위기대응 플랜에는 다음의 내용이 들어가도록 구성해야 한다.
- 위기의 정의 및 규정
- 위기관리팀(Control tower 포함)
- 위기관리 절차
- 각종 서식(성명서, 보도 자료, 체크리스트 등)
- 비상연락망
5. 평판 위기 대응 (Crisis Response)
(1) 브랜드 방어전략
기업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기 상황에서는 브랜드 방어전략을 제대로 작동시켜야 한다.
먼저, 브랜드와 사건, 브랜드와 문제의 인물을 분리하는 것이 출발점이며, 분리가 불가능하다면 철저한 진상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사과를 한 다음에는 반드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서 브랜드에 실체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회사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채널(홈페이지, 블로그, SNS 등)은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반성과 약속을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녹여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부 구성원 케어가 필요하다. 가장 상처를 입은 이해관계자는 내부 구성원이므로, 이들을 케어해서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2) 위기 커뮤니케이션
사과를 꼭 해야 하는가? 기업이 사과를 할지 여부를 결정할 때, 위반행위의 본질과 심각성 정도는 물론이고 사과에 따르는 비용과 혜택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아래 네 가지 질문을 던져서 적합한 경우에만 사과를 하도록 한다.
1) 위반행위가 실제로 있었나? 아니면 있었다고 여겨지는가?
사과는 사태의 진상과 책임소재 조사 중에도 경영자의 관심/우려 및 조직의 가치 전달이 가능하며, 사과 여부를 결정할 때는 ‘심리적 계약’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2) 위반 사항이 핵심적인가, 아닌가?
핵심적인 위반행위는 조직의 사명에 근본적인 위협을 가하므로 진심 어린 확신할 사과가 절대적이며, 비핵심적인 위반행위를 저지른 경우더라도 필요하면 사과를 할 수 있음
3) 대중의 반응은 어떨까?
위반행위가 개인적인 문제로 조용히 마무리될 때도 있으나, SNS 덕분에 고객 한 사람의 불만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 수백만 잠재고객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4) 기업에 변화의지가 있는가?
설득력 없는 사과는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으나, 때로는 대중이나 소비자가 특정 행위를 위반행위로 생각할지라도 기업들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편이 합리적일 때도 있음
사과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사과의 올바른 공식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좋은 사과는 균형을 다시 세우거나 심지어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는 반면 나쁜 사과는 사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사과의 5대 요소를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1) 누가
심각하고 핵심적인 위반행위일수록 고위직이 사과하는 편이 바람직하며, 때로는 누구에게 사과할지를 결정하기가 쉬울 때도 있지만 실수가 끼어들 여지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함
2) 무엇을
사과의 내용에는 솔직함, 뉘우침, 변화의지라는 3가지 목표를 염두에 둬야 함
3) 어디서
서면 성명서(뉴스, 소셜미디어), 구두 성명서, 현장 방문을 통한 기자회견 등을 선택 가능하고 어떤 창구를 선택하냐에 따라 메시지의 전달 범위가 달라지며, 현장에서의 대면 사과는 효과는 좋으나 위험이 따르고 언론플레이로 여겨질 수 있음
6. 위기 직후 평판 회복 (Post-Crisis Review and Recovery)
위기상황 직후 회사는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평판 위기 이후 신뢰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잃었던 신뢰와 평판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 향상과 기업문화 혁신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7. 10가지 교훈 (Ten Takeaway)
1) 평판 리스크는 신뢰의 붕괴에서 야기되며, 이는 회사의 긍정적 이미지에 도전을 하고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악화시킴
※ 참고 자료
- 평판 사회, 알에이치코리아, 2015
- Reputation Risk, Oliver Wyman, 2014
- The Organizational Apology, Harvard Business Review, Sept 2015
- Reputation and Its Risks, Harvard Business Review, Feb 2007
- Deloitte internal resources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비즈니스 트렌드, 원가/관리회계, 스타트업, 커머스 그리고 중국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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