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관리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내의 다양한 자원(인적, 물적 등)의 사용을 계획하고 조직화하여 통제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경영관리 체계의 근간에는 Plan-Do-See라는 단순한 원칙이 자리잡고 있다. 내외부 분석을 통해 계획(Plan)을 수립하고, 수립된 계획을 실행(Do)하며, 계획과 실행 간에 실적에 대해 평가(See)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아래는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관리 절차이며, 기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상 3분기부터 경영전략 검토와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을 시작하여 연말까지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한다.
비전은 기업이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기술한 것이며,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특정 시점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한다. 기업의 내외부 환경을 고려해서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전략, 즉 전략방향과 전략과제를 도출한다. 결국 경영전략이란 제한된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기업의 경쟁우위를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이자 선택(choice)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경영목표와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경영방침이 정해지고, 경영계획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방침에 따라 수립하는 부문별 실행계획과 생산/판매/손익계획을 포함한다. 연간 경영계획 수립은 중장기 경영계획의 수립에서 시작해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당 년도의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투자계획과 경영목표를 확정하고, 중장기 경영계획에 기반해서 연간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경영계획과 사업계획을 혼동해서 사용하기도 하나, 경영계획은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문별 수립된 계획을 전사적으로 통합하는 계획으로 사업계획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업계획은 중장기 경영계획과 사업환경을 고려한 판매/생산 계획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손익계획을 포함한 세부 실행 계획으로 볼 수 있다. 경영계획은 중장기, 전사 차원이라면, 사업계획은 단기(당해 년도), 세부 계획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기업의 경영관리 업무는 중장기 경영전략 기반 하에 연간 사업계획 수립(Plan), 예산운영(Do), 예실분석/손익분석(See)을 순환한다고 볼 수 있다.
연간 사업계획 수립 단계에서 판매/생산계획, 매출/재료비/노무비 등 손익계획을 수립하고, 물량과 인원계획 등이 확정된 후에 예산을 수립한다. 일반적으로 연간 사업계획은 손익계획(P/L)을 산출하며, 재무상태표(B/S)나 현금흐름(C/F)는 필요에 따라 산출한다.
예산 수립시 각 부서별 예산을 수립하고, 예산 담당 부서에서 적정성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예산 심의를 수행한다. 예산 운영 단계에서 예산 한도 내에서 집행하도록 관리하고 통제한다. 예산 통제를 위해서 조직의 성숙도나 통제 대상 항목에 따라 사전통제 또는 사후통제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한도 집행을 위해 전결규정을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예실분석 단계에서는 정기적으로 예산 집행 실적을 분석하여 사업계획과의 차이에 대한 원인 분석을 실시한다. 손익분석과 KPI 중심의 성과관리를 통해 계획 대비 실적을 비교하여 평가하고, 사후적으로 경영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선기회를 도출할 수 있다.
손익분석을 위해 무엇을, 왜 분석해야 하는지 분석하는 사람의 관점이 필요하다. 아주 세부적인 항목까지 분석할 것인가, 변동비와 고정비를 어떻게 볼 것인가 등등 분석 니즈를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분석 데이터가 조직의 수준과 시스템을 통해 적시에 산출이 가능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너무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싶은데, 조직의 현재 역량으로는 마감 후 한달 정도 걸린다고 하면 분석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고려사항을 바탕으로 손익분석을 위한 분석대상, 분석항목과 분석특성을 결정해야 한다. 분석대상은 손익분석을 전사 차원, 본부 차원, 부서 차원 등 어떤 수준까지 볼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이며, 분석항목은 관리손익계산서 정의하는 것을 의미하여 변동비/고정비를 구분하여 공헌이익을 도출하는 식으로 정의된다. 분석특성 정의를 통해 지역, 채널, 제품, 고객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손익분석을 수행한다. 통상 분석대상을 기준으로 분석항목별 리포트를 산출하고, 분석특성별 다차원 손익분석을 수행한다.
이때, 본사 공통비를 분석대상이나 분석특성(지역/채널/제품 등)별로 어떻게 배부할 것인지 이슈가 발생한다. 공통비 성격의 비용을 세부적으로 구분해서 배부대상에 직접 부과할 것인가, 매출액 또는 인원수 등의 배부기준을 통해 합리적으로 배부할 것인가 등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리손익계산서 분석항목을 value driver로 breakdown해서 좀더 분석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은 Price x Quantity로 breakdown 되며, Price와 Quantity는 기존거래채와 신규거래처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분석의 수준을 높이면, 원인분석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관리수준이 높아져서 불필요한 비용(수작업, 시스템구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손익분석을 위해서는 분석의 수준과 투입비용 간의 tradeoff를 항상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분석특성별 매출 분석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수월하게 분석할 수 있으나, 분석특성별 손익 분석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공통비 배부 이슈가 존재하며, 아무리 합리적인 배부기준을 적용했더라도 정확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확한 배부를 위해 많은 공수가 필요한 활동기준원가(ABC)를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회사에서 불가능하다.
경영전략 및 중장기 경영계획에서 기업의 경영방침에 따라 필요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선정해서 측정하고 평가한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서 매출증대, 영업이익률, 자산효율성 등의 관점(critical success factor 또는 value driver)에서 KPI가 정의된다. KPI는 전략에 연계되어야 하고, 공정해야 하며,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KPI는 회사의 Value Chain에서 필요한 지표에서 도출되거나 BSC(Balanced Scorecard)에서도 도출된다. 예를 들어, BSC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KPI가 도출될 수 있다.
Perspectives | KPI 예시 |
Financial | 매출액 달성율 |
Customer | 제품품질, 소비자평가 |
Internal Business Process | 운영효율화 지수 |
Learning and Growth | 교육/훈련 지출 비용 |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KPI는 직무수행의 결과에 대한 업적평가이지, 직무수행의 능력과 태도에 대한 역량평가는 아니다. 업적평가는 결과중심으로 목표/계획을 달성했는지를 검토하는 방식이며, 역량평가는 동기 또는 과정 중심으로 직무수행의 방법과 능력, 태도를 검토하는 방식이다. 업적평가와 역량평가는 상호 보완하며 균형있게 평가하기 위한 도구이다.
여기까지 기업의 경영관리 체계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봤다. 앞으로 관리회계 관점에서 경영관리의 각 주제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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