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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이야기

번아웃은 단지 피로가 아니라 외로움에 관한 것

by 채린채준아빠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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各樣各色

각양각색, 여러 가지. 각기 다 다름.

 

어떤 사람은 컨설팅이란 단지 글로벌 자료나 과거 자료를 복사해서 붙여넣는 단순 반복 작업으로 폄하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답은 정해져 있고 경영진의 말을 대신 적어주는 업무로 치부하기도 한다. 누구의 말이 옳든지 간에, 내가 생각하는 컨설팅은 각양각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객마다 처해 있는 상황이 다르고, 내부 조직 간의 헤게모니가 다르고, 고객마다 영위하는 비즈니스가 천차만별이다. 이제 고객은 저 회사처럼 해주세요, 과거에 했던대로 해주세요, 글로벌 회사가 하는대로 해주세요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는 이런 특징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이것을 원하고 있다고, 구체적이며 자사에 꼭 맞는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각양각색의 고객에게 각양각색의 컨설팅 서비스를 하다보니, 20여년 동안의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컨설팅 업무에 100% 헌신해서 직접 수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통상 이 정도의 경력이면 밑에 직원들에게 지시만 하고 검토만 할텐데, 모든 보고자료와 산출물을 새벽까지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특히 2023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의 높은 기대수준을 맞추는 어려운 프로젝트만 수행해서 힘든 나날을 보냈던것 같다.

 

번아웃까지 경험하던 어느날, HBR에서 Burnout at Work Isn't Just About Exhaustion. It’s Also About Loneliness이란 아티클을 읽으며 크게 공감을 했다. 번아웃(탈진)은 단지 피로가 아니라 외로움에 관한 것이다라는, 내가 요즘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다. Summary를 ChatGPT로 번역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일에서 피곤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 50%가 탈진 상태입니다. 전문가들과 기업들은 이 증가하는 탈진 수준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많은 권장 사항들은 스트레스 완화, 마음챙김 가르치기, 또는 업무 부하 감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탈진을 개인적인 문제로 다룹니다. 하지만 이의 외로움과의 연결은 일터에서의 더 큰 인간적 연결이 탈진 문제 해결의 열쇠일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리더와 관리자들은 공감과 포용의 직장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직원들이 감정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장려하고, 소속감을 조성하는 공동의 성공을 축하함으로써, 사람들이 덜 외로워지고, 그 결과, 일에서 덜 탈진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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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가 높아지면서, 과거에는 동료들과의 유대감으로 해결 가능한 일들이 점점 더 없어지고, 외로움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번아웃을 없애기 위해 스트레스를 풀거나 휴가를 가더라도, 다시 일터로 돌아오면 똑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로 연구는 직장 내 사회적 지원과 낮은 번아웃 비율, 그리고 더 큰 직무 만족도 및 생산성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했습니다. 결국, 영국 연구에서 밝혀진 것처럼, 직장에서의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동료들과의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입니다. 직장에서의 참여도는 가치 있게 느끼고, 지지받고, 존중받고, 안전함을 느끼는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연결됨을 느끼는 결과는 더 큰 심리적 안녕으로 나타나며, 이는 더 높은 생산성과 성과로 이어집니다. 이는 사회적 연결성이 더 높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이는 직원들이 더 신뢰하고, 공감하며, 협력적이게 되어, 다른 사람들도 그들을 신뢰하고 협력하게 됩니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높은 연차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사회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아티클에서는 다소 서양의 관점에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며 번아웃을 극복하는 세가지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터에서 포용과 공감의 환경을 조성하고, 직원들 간에 멘토/코치/피어그룹을 통해 감정적인 네트웍을 구축하고, 성공을 축하하는 방식을 소속감을 높이는 방법으로(어떤 업무를 성공적으로 한 직원의 옆에 종을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종을 울리며 축하하는...) 해결을 하라고 한다. 다소 우리나라의 감성과는 배치되는 해결책이지만, 공통적으로 번아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2024년 갑진년 새해에도 100% 헌신하며 Full-Time으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언제나처럼 외로운 환경 속에서 번아웃을 느끼게 될 것은 자명하다. 번아웃에 가려진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컨설턴트를 계속 하는 한 나에게 남아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국제공인관리회계사인 안종식입니다. 주로 유통, 소비재(화장품, 식음료 등), 인터넷/모바일, 신용카드 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B2C 분야에서 신사업 전략, 경영전략, 해외사업, 리스크 관리 등의 컨설팅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통 대기업에서 인터넷/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신사업 기획 업무를 비롯하여 사업기회 탐색, 신사업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사업화 추진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딜로이트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기업체와 협회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blog: http://aliahn.tistory.com
mail: jongsikahn.cma[a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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